김선희 | 도서출판 숨쉬는 행복 | 8,000원 구매 | 2,000원 2일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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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2
봄 하늘의 고요가 나를 깨운다
갈색 날개를 단 어린 새 한 마리
입술에 풀잎을 머금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무심코 내 마음에 선
그 새를 따라가고 싶어진다.
현실 속에 묻어나는 괴로움들이
날개 달린 새로 만들어 날려 보내고 싶어 한다
어두컴컴한 방안에
깍마른 육신이 가래와 똥자루를 차고 누워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가래를 뽑고
변을 본 이브자리를 빨며
창문밖 봄의 세계를 그리워한다
날아가는 새들을 따라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어 한다
지친 육신과 씀벅거리는 눈자위에서는
쉬고 싶은 하늘을 새처럼 바라본다
봄 속으로 녹아들고 싶어 한다
매화꽃 송이 송이들을 한없이 바라보며
나무 앞에 물끄러미 서 있다
오늘 아침도 봄이
내 몸을 안고 서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