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 바람의 연금술로 빚어낸 영원의 향기
예로부터 인류는 자연의 풍요로움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활용하기 위한 지혜로운 방법을 모색해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말린다’는 행위는 단순한 저장 방식을 넘어, 자연의 생명력을 응축하고 시간을 고정시키는 특별한 연금술과 같았습니다. 싱그러운 푸르름을 자랑하던 잎사귀는 햇살 아래 바스락거리는 질감으로 변모하고, 탐스러운 과일은 수분을 잃고 쫀득한 단맛을 품게 되며, 생생한 빛깔의 꽃잎은 섬세한 주름 속에 고유의 향기를 오롯이 담아냅니다. 말리는 과정 속에서 시간은 천천히 흐르지만, 그 결과물 속에는 계절의 정수와 햇살, 바람의 숨결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영원과 같은 시간을 머금게 됩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의 풍경 속에서도 ‘말림’의 흔적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늦가을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은 서릿발 내리는 겨울밤의 달콤한 위로가 되고, 따스한 햇볕에 가지런히 널린 고추는 붉은빛으로 시간을 물들이며 밥상의 매콤한 활력이 됩니다. 어머니의 손길로 정성껏 말린 나물들은 계절을 잊은 듯 풍성한 맛과 향으로 우리의 식탁을 채워주고, 할머니의 낡은 함지박 속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말린 약초들이 켜켜이 쌓여 은은한 생명의 기운을 발산합니다. 이처럼 ‘말림’은 단순한 보존 행위를 넘어, 자연의 순환 속에서 얻은 귀한 선물을 시간이라는 그릇에 담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풍요로움을 누리려는 인간의 지혜가 담긴 아름다운 유산입니다.
김선희시인
1969년 서울 출생, 대원외고 졸업
1997년 방통대 국어국문과 및 명지대학원 관광학과 졸업
2010년 북부기술교육원 전자출판과(편집디자인) 졸업
2015년 삼육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2020년 서울디지털대학교 회화과 재학중
2006년~2017년 순수문학지 등단 문예지에 시 발표
2008년 반딧불시집 출간시작으로 작품활동 시작
2011년 한국문인협회 계룡지부 김장생 문학상수상
2013년~2016년 마음세상 에서 낙엽에도 가시가 있다
시집 기획출판 등 불꽃을 태워라 외 다수 전자책출간
2017년 도서출판 숨쉬는 행복 출판사 설립
2017년~2018년 다산저널 컬림리스트 시
2018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소식지 담다 시 발표
2017년~2020년 도서출판 숨쉬는 행복 에서 단골 의자외 다수의
시집, 꿈을 그리다 화보집 출간
2021, 단골의자 외 4권 오디오북 출간
2022~2025. 도서출판 숨쉬는 행복 큰글자 도서 ‘빈나무에도 눈꽃은 피더라’ 출간
2025. 도서출판 숨쉬는 행복 물음표와 느낌표사이 에세이집 외 다수 출간